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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iness Insight

현실판 자비스, 팔란티어

by 시뮬레이션 프로그래머 2025. 12. 20.

들어가며

단순한 대시보드나 리포팅 툴을 넘어, 데이터가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 예측하기 위해 이 시장의 선두주자인 '팔란티어(Palantir)'가 어떤 문제를 정의했고, 기술적으로 어떻게 해결했는지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질문: 지식이 많아지면 우리는 더 똑똑해질까요, 아니면 더 혼란스러워질까요?

흔히 지식의 90%는 쓸모없는 파편이며, 이를 그룹핑하고 요약해낸 10%만이 비로소 가치 있는 정보가 된다고 합니다.
즉, 아무리 데이터가 많더라도 그 안의 관계(Relationship)가 정리되지 않으면 그건 지식이 아니고 '혼잡(Chaos)' 입니다.

 
 

1. 팔란티어가 정의한 문제: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적의 위치는?", "플랜 B 가동해"라고 말하면, 자비스는 흩어진 데이터를 긁어모아 분석하고 즉시 실행에 옮깁니다.
 
하지만 현실의 기업과 정부가 겪는 가장 큰 문제는 '데이터의 부재'가 아니라 '데이터의 파편화'입니다.
엑셀, 이메일, ERP, 슬랙, 사내 위키에 정보가 따로 노는 이른바 '데이터 사일로(Data Silo)' 현상 때문입니다.
누가, 언제, 어떠한 이유로 생성한지도 모르는 데이터는 쌓여있고, 이 데이터들 간의 관계는 끊겨 있습니다.
 
팔란티어는 이 데이터 사일로를 부수고, 조직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처럼 연결하는 '조직 전체의 두뇌'를 만들려고 합니다.

핵심: 대부분의 조직은 ‘데이터 부족’이 아니라 파편화로 인한 ‘데이터 해석 불능’ 상태에 가깝다.

 
 

2. 주요 타겟과 기능

팔란티어의 제품군은 타겟 고객의 특성에 따라 세 가지로 명확히 나뉩니다.

  • 🦇 고담 (Gotham): 정부를 위한 디지털 탐정
    • 타겟: 국방부, 정보기관(CIA, FBI), 치안 당국
    • 핵심: 서로 다른 시스템에 분산된 CCTV, 통화 기록, 금융 내역 등을 연결해 관계도(Graph)를 생성
    • 기능: "배트맨이 고담시를 감시하듯" 테러 징후나 범죄 네트워크 같은 보이지 않는 위협을 시각화하여 추적
  • 🏭 파운드리 (Foundry): 기업을 위한 디지털 트윈
    • 타겟 : 제조, 금융, 물류, 에너지 등 대기업
    • 핵심 : 공장의 센서 데이터(OT)와 재무팀의 엑셀 데이터(IT) 등 이질적인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
    • 기능: 생산 라인의 병목 현상을 탐지하거나, 공급망 최적화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등 기업의 '두뇌' 역할
  • 🤖 AIP (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채팅을 넘어 행동(Action)으로
    • 타겟: 생성형 AI(LLM)를 실무에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 및 기관
    • 핵심: LLM을 고립된 상태가 아닌, 기업의 데이터 소스 및 도구(tools)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MCP 개념과 유사)
    • 기능: "태풍이 오니 배송 경로를 우회하라"고 지시하면, 단순 조언이 아닌 실제 ERP에 접속해 발주를 넣고 경로를 수정
핵심: 세 제품 모두 같은 질문에서 출발한다.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고,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3. 핵심 기술: 쓰레기 데이터를 가치있는 데이터로, '온톨로지(Ontology)'

팔란티어가 가진 강력한 해자는 온톨로지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업 원본 데이터는 정제되지 않은 '쓰레기(Garbage)' 상태에 가깝습니다. 팔란티어는 이 원본 데이터들을 '현실 세계의 사물(Object)'로 매핑합니다.

  • 기존 방식: DB_Table_03의 col_2 값이 ERROR이다. (엔지니어만 이해 가능)
  • 온톨로지: "3번 공장의 2번 펌프(Object)가 과열 상태다." (경영진도 직관적 이해)

이는 파편화된 데이터 조각들을 '자동차', '비행기' 같은 완성된 모델로 미리 조립해 두는 것과 같습니다. 덕분에 사용자는 복잡한 쿼리나 코딩 지식 없이도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핵심: 온톨로지는 더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덜 생각하게 만드는 데 있다.

 
 

4. 차별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한다

보통의 데이터 도구는 "지금 문제가 있다"고 알려주는 모니터링에서 끝납니다. 사용자는 그걸 보고 다시 다른 프로그램을 켜서 일을 처리합니다. 하지만 팔란티어는 문제를 발견한 그 자리에서 바로 일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 일반적인 도구: "재고가 부족합니다" 알림 확인 → (사용자가 별도로 재고 관리 사이트에 로그인) → 주문 입력
  • 데이터 운영체제(OS) (팔란티어): "재고가 부족합니다" 알림 확인 → 그 자리에서 [주문 승인] 버튼 클릭 → 끝 (자동 주문)

분석(생각)과 실행(행동) 사이의 번거로운 단계를 없애는 것이 데이터 운영체제 핵심입니다.

핵심: 예쁜 '보고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한다.

 
 

5. 트레이드 오프: 연결과 감시의 양면성

모든 것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빅 브라더(Big Brother) 논란: 모든 데이터가 연결된다는 것은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완벽하게 추적하고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범죄 예측 시스템이나 불법 체류자 추적 등에 활용되며 윤리적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 보안 리스크의 집중: 데이터가 한곳으로 모이는 플랫폼 특성상, 해킹이나 오남용 시 발생할 수 있는 파급력이 큽니다. 따라서 기술적 완성도만큼이나 엄격한 보안 권한 관리와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요구됩니다.